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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자격은 무엇일까

뜬금없지만 샤워를 하던 도중 리더의 자격을 크게 아래의 세 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는 통찰이 있었다.

 

1. 타인이 나와 함께 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리더의 첫 번째 자질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나와 함께 하도록 만드는 능력이다. 리더는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그것들이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타인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고 궁극적으로는 팀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뛰어난 인재들이 나와 함께 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첫번째다.

2. 조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

두 번째 자질은 조직원들이 자신의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이다. 리더는 조직원들 각각의 강점/약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조직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그들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만약 팀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그의 업무 퍼포먼스를 저해하고 있다면 때로는 그런 일까지도 같이 고민해 처리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뛰어난 인재들이 그들의 퍼포먼스를 온전히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두번째다.

3. 조직원들의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지 않는 구조를 세팅할 수 있다

타인이 나와 함께 하도록 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만으로 난이도가 아주 높다. 그런데 뛰어난 조직원들이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세 번째 자질은 조직원들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때 자연스럽게 학습이나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세팅하는 능력이다. 조직원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유의미한 비전과 목표들을 세팅하고 지속적으로 유효한 학습을 쌓아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종합해보았을 때, 리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중심적인 사고인 것 같다. 적어도 사업을 하는 조직이라면, 리더의 존재 이유는 경제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리더가 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의 기저에 깔린 가치는 성과 극대화이다. 성과가 없다면 다른 것들은 의미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팀이 일하는 과정에서 정말 행복한 기억을 쌓고 보람을 느꼈다고 할지라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그 조직은 유지될 수 없다. 리더는 결과중심적인 관점을 견지해 조직의 성과를 우선시하는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리더는 좋은 성과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프로세스를 통한 변화

최근 하루/일주일 단위로 회고하고, 회고를 바탕으로 다음 액션 플랜을 도출하는 나만의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이 프로세스를 따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언행일치의 삶을 살 때 행복하다는 것이다. 사실 프로세스를 따른다고 급격한 성장을 바로 이룰 수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잘 의식하고 있으며, 그 변화를 이루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스스로 잘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들 덕분에 내가 내 삶의 조종대를 잡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커졌다. 거창한 목표 없이도 삶의 원동력을 계속 만들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실성 시각화

큰 문제를 만나면 작은 여러 개의 문제로 쪼개는 것이 효과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처음 접하거나 예측이 안 되는, 불확실성이 큰 문제는 문제를 어떻게 쪼개야 할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럴 때는 시각화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막연하게 떠다니는 생각들을 그림이나 글로 명확하게 표현해보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디버깅을 할 때 어디에서 에러가 발생한 것인지 불확실성이 높았는데, 이때 동작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각화하니 원인 지점을 효과적으로 좁혀 나갈 수 있었다.

 

건강의 중요성

최근 신체 컨디션이 삶의 질과 생산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종종 느꼈다. 이 깨달음은 건강이 바닥을 칠 때마다 느꼈다. 근육통이 심하거나, 목이 뻐근하거나, 속이 안 좋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하면 그 날은 생산성이 적어도 반 이상은 줄어들었던 것 같다. 반면 신체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큰 노력 없이도 문제 해결이 잘 되었고, 별 일을 하지 않아도 행복한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거창한 노력 없이 생산성과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은 신체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깨닫고 최근에는 규칙적인 수면/기상을 하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튜브 BZCF - 샘 알트만 인터뷰

 

나는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  나는 어떤 동료와 일하고 싶은가)

 

아직 취업을 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지만 종종 고민하는 주제이다. work/life에서 work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주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된다. 최근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

 

포지션, 회사 규모, 도메인 등 중요한 사항이 너무 많지만,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동료와 함께하는가'인 것 같다. 동료가 중요하다는 말이 이상적으로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나의 행복도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보았다. 사람은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격이 잘 맞는다고 좋은 동료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동료는 함께 일을 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함께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동료와 '목적의식의 결이 맞는지'가 아주 중요하다. 쉽게 말해 '무엇을 존경하는지', '어떤 포인트에 감탄하는지'가 비슷해야 한다. 이 결이 맞아야 서로를 인정해줄 수 있고,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모든 면에서 나와 같아야 좋은 건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어야 새로운 배움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방법이나 수단은 다를지라도 목적의식의 결은 비슷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이나 프로세스를 따르는 방식을 선호하고, 동료는 유연한 상황 대처를 위한 즉흥적인 방식을 선호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나와 동료가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관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성장을 중시한다는 기저 목적의식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며 더 좋은 방향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반면에 동료가 나와 달리 성장보다 당장의 안락함을 누리는 가치를 중시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는 서로의 목적의식의 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주는 대화를 하기가 어려운, 동상이몽의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내 자아를 온전히 실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적의식을 취할지는 옳고 그름이 없는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설득의 영역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 어렵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같은 결의 목적의식을 갖는 동료를 만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결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더 쉽게 말해 나는 어떤 사람들을 존경할까.

나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는 직접 실행하여 결과로 보여주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방법과 수단에 매몰되지 않고 본질을 꿰뚫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좋은 여러 가지'가 아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뾰족하게 고민할 줄 아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 무거운 책임을 기꺼이 지고자 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개인적 삶만큼이나 일에 진심인 사람들을 존경한다. 동시에 일 속에서 인간다움을 찾는, 동료에게도 진심인 사람들을 존경한다.

나는 이러한 가치를 함께 추구해 나갈 수 있는 동료와 일하고 싶다.